업데이트를 했는데 갑자기 부팅이 느려지거나, 게임 로딩이 길어지거나, 파일 복사가 답답해진 적 있으신가요?
이런 경우 “CPU가 문제인가?”부터 의심하기 쉬운데, 의외로 디스크 I/O 처리 순서를 정하는 ‘I/O 스케줄러’가 체감 성능을 크게 흔들기도 해요.
오늘은 I/O 스케줄링이 무엇인지, 업데이트 이후 왜 느려질 수 있는지, 그리고 내 PC/서버 환경에 맞게 어떻게 점검하고 조정하면 좋은지 차근차근 정리해 볼게요.
읽고 나면 “느려진 이유”를 감으로 찍는 게 아니라, 측정 → 원인 후보 좁히기 → 설정/운영 개선 순서로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.
목차
I/O 스케줄링이란 무엇인가
디스크는 “요청이 들어온 순서대로”만 처리하지 않아요.
여러 프로세스가 동시에 읽기/쓰기를 던지면, 커널은 요청을 모아 정렬하고, 우선순위를 조정하고, 장치 특성(HDD/SSD/NVMe)에 맞춰 흘려보내요.
이때 핵심 역할을 하는 게 I/O 스케줄러입니다.
특히 업데이트 이후에는 커널/드라이버/스토리지 스택이 바뀌면서 “기본 스케줄러”가 달라지거나, 큐 동작 방식이 변할 수 있어요.
결과적으로 최대 처리량(throughput)은 비슷해도 지연 시간(latency)이 늘어나 체감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.
핵심 포인트
체감 성능은 “초당 몇 MB”만으로 결정되지 않아요.
앱이 기다리는 시간, 즉 랜덤 I/O 지연과 꼬리 지연(tail latency)이 늘면 업데이트 후 갑자기 답답해진 느낌이 강해집니다.
| 구성 요소 | 무엇을 하는가 | 체감 영향 |
|---|---|---|
| 요청 큐 | 읽기/쓰기 요청을 모아 정렬하고 묶음 처리 | 동시 작업이 많을수록 차이가 커짐 |
| 스케줄러 정책 | 요청 순서/공정성/우선순위를 결정 | 인터랙티브(체감) vs 처리량(서버) 밸런스 |
| 장치 특성 | HDD는 탐색 비용, SSD/NVMe는 큐 깊이와 병렬성 | HDD는 정렬 효과 큼, NVMe는 지연 관리가 핵심 |
| 파일시스템/캐시 | 쓰기 지연/flush 정책, 캐시 적중률 | 업데이트 후 설정 초기화 시 체감 급변 가능 |
업데이트 후 느려지는 대표 시나리오
업데이트 직후 “뭔가 답답하다”는 느낌은 대개 아래 패턴으로 나타나요.
중요한 건, 이 현상이 꼭 디스크 자체 고장이나 성능 저하가 아니라 처리 순서/대기열/쓰기 플러시 타이밍 변화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.
예를 들어 백그라운드에서 인덱싱/백업/동기화가 돌 때, 작은 랜덤 쓰기가 우르르 몰리면 앱의 읽기 요청이 뒤로 밀릴 수 있어요.
그 결과 앱 실행, 폴더 열기, 게임 로딩처럼 “짧은 작업”이 유독 느려졌다고 느끼게 됩니다.
업데이트 후 흔한 원인 후보
1) 기본 스케줄러 변경 : 커널/드라이버 업데이트로 기본값이 바뀌거나, 특정 장치에서 다른 정책이 자동 선택될 수 있어요.
2) 백그라운드 작업 증가 : OS 업데이트 후 검색 인덱스 재구축, 스토어 앱 업데이트, 클라우드 동기화가 한꺼번에 발생하기도 합니다.
3) 전원/절전 정책 변화 : 링크 전원 관리, 장치 절전이 더 공격적으로 바뀌면 지연이 늘어날 수 있어요.
4) 쓰기 캐시/flush 동작 변화 : 안전을 위해 플러시가 잦아지면 “끊김”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.
| 벤치마크 예시 | 보는 지표 | 느려짐과 연결되는 신호 |
|---|---|---|
| 4K 랜덤 읽기(QD1) | 단일 대기열 지연/IOPS | 앱 실행/탐색기 반응 저하 |
| 4K 랜덤 쓰기(QD1) | 짧은 쓰기 지연 | 로그/캐시 쓰기 많은 앱에서 끊김 |
| 혼합 워크로드(읽기:쓰기 70:30) | 공정성/꼬리 지연 | 백그라운드 작업 중 체감 급락 |
| 순차 전송(대용량 복사) | MB/s 처리량 | “복사는 빠른데 체감은 느림”이라면 원인 아님 |
주의
벤치마크는 “현재 상태를 수치로 비교”할 때 유용하지만, 무작정 반복하면 캐시/온도/배경 작업에 따라 결과가 흔들릴 수 있어요.
같은 조건(전원 모드, 백그라운드 작업, 남은 저장공간)에서 2~3회 정도만 비교해도 충분합니다.
체감 성능에 영향을 주는 지표와 측정
“왜 느린지”를 찾으려면, 먼저 어떤 지표가 체감과 연결되는지 알면 좋아요.
디스크 I/O는 보통 처리량(얼마나 많이 처리하나)과 지연(얼마나 빨리 응답하나)으로 나뉘고,
업데이트 후 체감 저하는 대개 지연(특히 꼬리 지연) 쪽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.
예를 들어 게임은 로딩 중 작은 파일을 많이 읽고, 브라우저는 캐시를 자주 쓰고, 개발 환경은 빌드/패키지 설치가 잦아요.
이때 백그라운드 작업이 섞이면 “내 작업이 양보를 못 받는 느낌”이 들 수 있는데, 그게 바로 공정성/우선순위/큐 관리의 영향입니다.
체크리스트
디스크 사용률 100%가 자주 뜨나요? 단순 사용률보다 “대기 시간”을 함께 봐야 해요.
파일 복사는 괜찮은데 앱 실행이 느린가요? 순차 처리량보다 4K 랜덤/QD1 지연이 의심됩니다.
업데이트 직후만 심한가요? 인덱싱/동기화 같은 초기 백그라운드 작업 가능성이 커요.
노트북에서 전원 모드 바뀌었나요? 절전 정책이 지연을 늘릴 수 있어요.
사용 사례로 보는 “느려짐의 얼굴”
- 개인 PC(웹/문서/게임)앱 전환과 실행이 버벅이거나, 압축 해제/설치가 오래 걸리면 랜덤 I/O 지연을 먼저 의심해요.
이 환경은 짧은 작업을 빠르게 끝내는 정책이 체감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. - 개발 PC(빌드/도커/패키지 설치)작은 파일이 쏟아지는 워크로드가 많아 “혼합(읽기+쓰기)” 상황이 자주 발생해요.
공정성과 지연의 균형이 중요하고, 백그라운드 작업과 충돌하면 급격히 느려질 수 있습니다. - 서버(로그/DB/가상화)처리량도 중요하지만, 특정 서비스의 꼬리 지연이 SLA를 깨는 경우가 있어요.
이럴 땐 스케줄러뿐 아니라 큐 깊이/병렬 처리/스토리지 캐시 정책까지 함께 점검하는 게 안전합니다.
환경별 추천 설정과 사용 사례
I/O 스케줄러는 “정답 하나”가 아니라, 저장장치(HDD/SSD/NVMe)와 작업 패턴에 따라 유불리가 갈려요.
특히 NVMe 환경에서는 병렬성이 크기 때문에 “정렬로 이득”보다 지연 제어와 공정성이 더 중요해지기도 합니다.
아래 비교는 “대표적인 성격”을 이해하기 위한 표예요. 실제 배포판/커널 버전/드라이버에 따라 기본값이나 동작 세부가 달라질 수 있으니,
가능하면 동일 조건에서 측정 결과로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.
| 스케줄러 | 주요 특징 | 유리한 환경 | 주의할 점 |
|---|---|---|---|
| mq-deadline | 요청에 “마감” 개념을 둬 지연을 억제 | 일반 SSD/NVMe, 서버/데스크톱 혼합 | 워크로드에 따라 처리량이 조금 손해일 수 있음 |
| BFQ | 인터랙티브 체감(공정성/반응성) 강화 | 개인 PC, 멀티태스킹, 백그라운드 작업 많은 환경 | 최대 처리량이 최우선인 서버에는 불리할 수 있음 |
| kyber | 지연 목표를 두고 큐를 조절하는 접근 | 지연 민감 서비스, NVMe 중심 | 커널/설정에 따라 튜닝 포인트가 생길 수 있음 |
| none | 스케줄링 최소화(장치/컨트롤러에 위임) | 특정 고성능 NVMe, 단순 워크로드 | 혼합 워크로드에서 지연이 튈 수 있어 체감 저하 가능 |
팁
“업데이트 후만 느리다”면, 우선 백그라운드 작업이 끝난 뒤에도 증상이 지속되는지 확인해 보세요.
그리고 체감 저하가 “앱 실행/탐색” 위주인지, “대용량 복사” 위주인지 구분하면 스케줄러 영향 여부를 훨씬 빨리 좁힐 수 있습니다.
스케줄러 비교: 어떤 차이가 있나
이름은 어렵지만, 관점은 단순해요.
어떤 스케줄러는 공정성을 챙겨서 “내 작업이 굶지 않게” 만들고, 어떤 스케줄러는 지연 상한을 눌러 “응답이 튀지 않게” 만듭니다.
반대로 어떤 환경에서는 스케줄링을 덜 하고 장치에 맡기는 편이 오히려 낫기도 해요.
업데이트 후 느려졌다면, 아래 순서로 접근하면 시행착오가 줄어듭니다.
(리눅스 기준으로 많이 설명하지만, 윈도우도 결국 “스토리지 스택과 큐 처리”가 핵심이라는 점은 동일해요.)
- 현재 장치가 HDD인지 SSD/NVMe인지 먼저 확인HDD는 탐색 비용이 커서 “정렬/병합”이 유리한 경우가 많고, NVMe는 병렬 큐를 잘 쓰는지가 중요해요.
같은 스케줄러라도 장치가 바뀌면 체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. - 느려짐이 ‘지연’ 문제인지 ‘처리량’ 문제인지 구분앱 실행/탐색이 느리면 지연, 대용량 복사가 느리면 처리량(또는 열화/발열/캐시) 쪽을 먼저 봐요.
“디스크 100%”만 보고 결론내리면 진짜 원인을 놓치기 쉬워요. - 혼합 워크로드에서 체감이 떨어지면 공정성/지연 제어형을 우선 고려백그라운드 작업이 함께 도는 PC라면 “내 작업이 밀리지 않게” 만드는 정책이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.
반대로 단일 서버 워크로드처럼 패턴이 단순하면 기본값이 가장 안정적일 수도 있어요.
설정을 바꾸기 전에 꼭 할 일(접기/펼치기)
1) 업데이트 직후에는 인덱싱/동기화/스토어 업데이트가 끝났는지 확인해요.
2) 저장공간이 꽉 찼다면(특히 SSD) 성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요.
3) 노트북이라면 전원 모드(균형/최고 성능) 변화가 있는지 봅니다.
4) 가능하면 “변경 전” 벤치마크 결과를 간단히 기록해 두면 비교가 쉬워요.
느려짐 해결 가이드: 점검 순서
마지막으로, “뭘부터 해보면 좋을지”를 한 번 더 정리해 볼게요.
핵심은 원인을 추측하지 말고, 증상을 분류하고, 최소 변경으로 확인하는 겁니다.
아래 FAQ는 댓글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을 기준으로 정리했어요.
본인 상황이 여기에 딱 맞아떨어진다면, 이미 절반은 해결한 거나 다름없습니다.
업데이트 후 디스크가 100%인데, 무조건 스케줄러 문제인가요?
꼭 그렇진 않아요. 사용률 100%는 “요청이 꽉 찼다”는 신호일 뿐, 원인은 백그라운드 인덱싱/동기화/안티바이러스 스캔일 수도 있어요.
먼저 대기 시간(지연)이 늘었는지, 어떤 프로세스가 I/O를 많이 쓰는지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.
복사는 빠른데 앱 실행이 느립니다. 왜 이럴까요?
대용량 복사는 순차 처리량이 중요하고, 앱 실행은 작은 랜덤 읽기가 중요해요.
그래서 순차 MB/s는 멀쩡해도 랜덤 지연이 늘면 체감이 크게 떨어집니다. 이런 경우 “지연/공정성” 관점의 점검이 효과적이에요.
스케줄러를 바꾸면 무조건 빨라지나요?
무조건은 아니에요. 워크로드가 단순하면 기본값이 가장 안정적일 수 있고, 오히려 혼합 작업이 많을 때 차이가 크게 납니다.
그래서 “바꾸기 전/후”를 같은 조건에서 짧게라도 비교해 보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.
NVMe인데도 느려질 수 있나요?
가능해요. NVMe는 병렬성이 좋아 “최대 속도”는 잘 나오지만, 백그라운드 쓰기 폭주가 섞이면 꼬리 지연이 튈 수 있어요.
이때는 지연을 누르거나 공정성을 높여 “체감”을 안정화하는 접근이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.
설정 변경 없이도 할 수 있는 개선이 있을까요?
네. 업데이트 직후라면 인덱싱/동기화 완료를 기다리거나, 저장공간 여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어요.
노트북은 전원 모드를 “성능 우선”으로 바꿨을 때 체감이 회복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.
가장 빠르게 원인을 좁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?
“느린 순간에 무엇이 디스크를 잡아먹는지”를 확인하는 게 제일 빨라요.
체감이 떨어지는 순간과 동시에 디스크 I/O가 급증하는 프로세스가 보이면, 스케줄러를 바꾸기 전에 그 작업의 타이밍/설정을 먼저 조정하는 편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.
마무리
업데이트 후 느려짐은 생각보다 흔하고, “내 PC가 갑자기 구형이 된 느낌”이라서 더 속상하죠.
그런데 많은 경우 디스크 자체 성능이 망가진 게 아니라, I/O 요청이 처리되는 방식이 달라져서 체감이 흔들린 거일 수 있어요.
오늘 내용대로 증상을 분류하고, 지연/공정성 관점에서 한 단계씩 확인해 보시면 원인이 훨씬 또렷해질 거예요.
읽으시다가 “제 상황은 이건데요?”가 떠오르면, 사용 환경(SSD/NVMe/HDD, 주로 하는 작업, 느려지는 상황)을 댓글로 남겨 주세요.
가능한 범위에서 같이 원인 후보를 좁혀드릴게요.
관련된 사이트 링크
- Linux Kernel Documentation (블록 I/O, 스케줄러 관련)
docs.kernel.org리눅스 커널 공식 문서입니다. 스토리지 스택과 블록 계층 이해에 가장 기본이 되는 출발점이에요. - Red Hat Documentation (스토리지/성능 튜닝 가이드)
access.redhat.com/documentation운영 환경에서의 성능 튜닝 관점으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 “실전”에 도움이 됩니다. - Microsoft Learn (Windows 성능/스토리지 관련 문서)
learn.microsoft.com윈도우 환경이라면 공식 가이드로 용어와 도구(모니터링/진단)를 확인하기 좋아요. - Brendan Gregg (성능 분석/지연 관점 자료)
brendangregg.com지연/성능 분석의 관점이 깔끔하게 정리된 글이 많아, “왜 체감이 느린가”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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